걷기 축제&울트라 바우길 100KM 걷기 후기| 길에 미친 아름다운 사람들 |
|---|
| 주인섭ㅣ2026-10-11ㅣ조회수 57 |
| downhill1@daum.netㅣ01033660001 |
|
대한민국 모든 둘레길을 통틀어 가장 난이도 높은 유일한 백두대간을 걷는 마운틴 트레일 강릉 울트라바우길(100km)를 걷고 고향 친구들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ᶫᵒᵛᵉ «•«━┑ 내 고향 강릉, 그 산과 길에 미친 아름다운 사람들 ┕━»•»ᶫᵒᵛᵉ «•«━━━━━━━━━━━━━━┙
강릉 울트라바우길 100km, 우리가 지키고 빛내야 할 고향의 보물
고향의 산길 250리, 100km를 걸었습니다.
골짜기를 지나고, 능선을 넘고, 산을 오르내리며 그 길에 켜켜이 쌓인 마을의 이야기와 전설, 그리고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만났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고향의 역사였고, 굽이굽이마다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사랑이 묻어 있었습니다.
걷고 나니 마음속에 한 가지 확신이 생겼습니다.
"강릉 사람이라면 살아생전 꼭 한 번은 걸어보아야 할 길이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아름다운 걷기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강릉 울트라바우길 100km는 그 어떤 길과도 다른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해발 0m의 금진항 바다에서 출발해 백두대간의 준령인 두리봉(1,033m)을 힘겹게 올라서고, 삽당령, 닭목령, 대관령을 지나 선자령과 곤신봉을 넘은 뒤, 다시 강릉 사천의 바다로 내려와 안목의 바다까지 해발 0m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길입니다.
바다에서 산으로, 산에서 다시 바다로.
백두대간의 웅장함과 동해의 푸른 물결을 온몸으로 품으며 걷는 100km의 여정.
이런 길은 돈을 들인다고 아무 곳에서나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이 강릉에 선물한,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래서 더욱 멋지고, 그래서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감동만큼이나 아쉬움도 컸습니다.
이토록 훌륭한 길이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고, 특히 1·2구간은 잡목과 잡풀이 우거져 일반인들이 편안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지역은 등산로 양옆을 정성스럽게 다듬어 마치 잘 가꾼 정원처럼 걷는 이들을 맞이합니다.
반면 강릉 구간의 관리 상태는 안타깝게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과거 남양주시가 관내 등산로와 트레킹 코스를 정비하고 계곡의 무분별한 평상을 철거하는 등 시민을 위한 자연환경을 가꾸었던 사례가 떠오릅니다.
좋은 행정은 결국 시민의 삶을 바꾸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본보기가 됩니다.
강릉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강릉시장님과 관계 공무원들, 시의원님들이 이 길을 직접 한 번만 걸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상 위의 보고서가 아니라 발바닥으로 길의 가치를 느끼고, 땀으로 고향의 아름다움을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2027년에는 적어도 1·2구간의 잡목과 잡풀을 정비할 수 있도록 예산을 마련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거창한 시설물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정성껏 관리하며,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금은 흙 속에 묻혀 있어도 금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발견하고 닦아주지 않으면 그 빛을 세상에 드러낼 수 없습니다.
강릉 울트라바우길이 바로 그런 보물입니다.
제주올레길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와 강릉의 산과 바다를 사랑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꿈꿉니다.
그리고 이번 100km를 걸으며 길보다 더 깊이 마음에 남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길을 만들고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행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직원들과 봉사자들.
그들에게는 단순히 맡겨진 일을 해내는 직업인의 모습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고향의 길을 사랑하고, 그 길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기호 상임이사님.
울트라바우길을 개발하고,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이끌며, 다친 다리로 심하게 절뚝이면서도 전 구간, 전 일정을 지켜내는 모습이 참으로 가슴 뭉클했습니다.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토록 자신을 바쳐가며 이 길을 지키는 것일까?'
답은 하나였습니다.
고향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서도 아닐 것입니다.
내 고향의 산과 길이 좋아서,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자신이 아픈 것도 잊은 채 그 길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함께한 직원들도, 봉사자들도 모두 울트라바우길에 단단히 미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미쳐 있는 사람들은 왜 그토록 아름다운 것일까요.
저는 이번에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열정이 길을 만들었고, 그들의 헌신이 사람을 모았으며, 그들의 고향 사랑이 100km의 험한 산길을 감동의 길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내 고향 바우길에 미친 사람들.
그들이 참 멋졌습니다.
그리고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제 그들의 헌신에 우리도 작은 힘을 보태주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최강 한국타이거스클럽 친구들!
걷기를 좋아하는 친구도, 산길이라면 고개부터 젓는 친구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우리 고향 강릉의 울트라바우길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길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강릉시장과 인연이 있는 친구들은 이 길의 가치를 꼭 한번 전해주고, 시의회에 있는 친구들은 2027년 예산에 1·2구간의 정비 사업이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어느 한 사람이나 단체를 위한 부탁이 아닙니다.
우리 고향의 자랑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아름다운 유산을 가꾸자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보석을 품고도 그 가치를 몰라 방치하는 일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가진 것을 우리가 먼저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타이거스클럽, 우리들의 70세를 기념하여 강릉 울트라바우길 100km를 함께 걸어봅시다.
일흔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내리막이 아니라,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아름다운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친구의 걸음에 보폭을 맞추고, 뒤처지는 친구의 손을 잡아주며, 고향의 산과 바다를 천천히 품어보면 어떻겠습니까.
함께 웃고, 함께 땀 흘리고, 힘들면 서로 격려하면서 백두대간의 능선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는 그날.
우리는 아마 오래도록 잊지 못할 인생의 한 장면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100km를 모두 완주하지 못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이 아니라 함께 걷는 마음이고, 완주증이 아니라 친구들과 나누는 추억일 테니까요.
우리의 일흔 살을 기념하는 가장 멋진 선물이 명품 시계나 화려한 잔치가 아니라, 고향의 산길 위에 나란히 남긴 친구들의 발자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가 걸었던 길 위에 또 다른 이야기와 추억이 주렁주렁 매달리겠지요.
먼 훗날 누군가 그 길을 걸으며 우리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강릉 울트라바우길은 단순한 100km의 산길이 아닙니다.
그 길은 고향의 역사이고, 자연이 준 선물이며, 누군가의 땀과 헌신으로 이어진 사랑의 길입니다.
길은 사람이 만들지만, 그 길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 길을 지켜온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친 다리를 이끌고도 끝까지 그 길을 지켜낸 이기호 상임이사님께 특별한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디 강릉시도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열정에 화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강릉 울트라바우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마운틴 트레킹 코스로 우뚝 서고,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그 길 위에서 강릉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내 고향 강릉이 자랑스럽습니다. 내 고향의 산과 바다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고향의 길에 미쳐 살아가는 그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하는 한국타이거스클럽 친구들!
우리 일흔 살에는 그 길 위에서 만납시다.
백두대간의 바람을 맞으며, 푸른 동해를 내려다보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그날을 꿈꿉니다.
우리의 우정도, 고향을 향한 사랑도, 강릉 울트라바우길처럼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강릉 울트라바우길 100km를 걸으며, 고향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담아. - 인서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