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부는 봄 길에 서면 순간순간이 소풍이다. 스스로 꽃이 되고 바람이 되고 술래잡이가 된다. 초등학교 봄 소풍을 앞두고 양은 도시락에 단무지 와 계란 반숙을 넣고 돌돌 만 김밥을 싸주던 엄니가 생각나는 바우길 떠나는 아침이다.
명주군왕릉 ~ 해살이마을 ~ 사천둑방길 ~ 사천진 해변에 이르는 18.5km 제 4구간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1569~1618) 생가터가 있는 애일당(愛日堂)을 멀찍이 바라보 며, 푸른파도, 은빛 모래 반짝이는 사천진(沙川津)해변에 닿는다.
명주군 왕릉을 출발하며 자연스레 삼삼오오 짝이 만들어진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거나, 가까이 있어도 데면데면했던 자들도 길을 나서자 금방 친해진다. 바우길은 체면. 계급. 나이를 내려 놓고 묵은 상처나 기억의 편린을 떠올리며 소통하는 길 카페다.